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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이 미국 남서부, 멕시코, 캐나다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 사회에서 집단발병 함에 따라 "포스트 집단면역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전염병 및 면역학 전문가인 필라델피아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의 폴 오핏 소장과 인터뷰를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은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홍역 발병을 겪고 있다. 텍사스 서부를 중심으로 발병해 백신 미접종 어린이 2명과 성인 1명이 사망했고 뉴멕시코주와 오클라호마주 등 인근 주까지 확산 중이다.

오핏 소장은 "우리는 포스트 집단면역의 세상에 살고 있다"며 "홍역 발병이 이를 증명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홍역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 중 가장 전염성이 강하고, 실제로 가장 전염성이 강한 인간 질병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재발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했다.

미국은 2000년 홍역 퇴치를 선언했다. 하지만 12개월 동안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전파되면 이 선언은 무효화된다. 5월 1일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30개 관할구역에서 935건의 홍역 확진 환자가 발병했고 5세 미만 어린이 3명 중 1명, 즉 285명의 어린이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번 주 세계보건기구(WHO)의 미주 6개국 지역에서 발생한 약 2300건의 홍역 사례 중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에서 집단 발병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주 지역의 홍역 위험은 2024년과 비교해 11배나 증가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주 초에 발표된 유럽질병통제에방센터(ECDC)와 WHO의 데이터에서도 2023년에 비해 2024년 유럽 전역의 홍역 사례가 10배 증가했다.

2024년 3만5212건에 달한 유럽 홍역 사례 중 87%가 루마니아에서 보고됐다. ECDC는 백신 접종률 하락이 최근 홍역 급증에 영향을 미쳤으며 2회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홍역 백신 접종률이 95% 이상인 나라는 헝가리, 몰타, 포르투갈 3개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치와와주의 예방 및 질병 관리 책임자인 레티시아 루이스는 "외국서 수입된 이 바이러스가 여러 나라로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발병사례는 16세기 유럽에서 시작돼 러시아와 아메리카로 이주한 기독교 '재세례파' 분파 중 하나인 메노파(Mennonites) 신자들이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메노파는 미국 남서부, 멕시코, 캐나다에 많이 정착했는데 문명의 이기를 선택적으로 수용한다.

메노파는 백신접종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텍사스의 메노파 공동체 중 일부는 외부세계와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독일어 방언만 사용하기에 공중보건당국과 접촉이 제한돼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면역학자들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홍역과 같은 전염병의 감염률과 read more 이로 인해 초래되는 불필요한 고통이 증가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가 백신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잘못된 주장을 퍼뜨리고, 백신의 효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고, 일부 백신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공중 보건 인프라를 무너뜨리고, 주요 백신 전문가를 부서에서 쫓아낸 결과라는 것.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5억 달러의 자금으로 "보편적" 인플루엔자 백신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백신 전문가들 사이에 냉소적 반응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피 소장은 "케네디 장관은 지난 20년간 그가 견지했던 모습 그대로 여전히 백신 반대 운동가이자 과학 부정론자이자 음모론자"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백신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반복해서 말했듯이 백신이 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는 것..

케네디 장관은 홍역 예방을 위해 홍역(measles), 볼거리(mumps), 풍진(rubella)을 한꺼번에 예방하는 MMR 백신을 미온적으로 지지했지만, 백신에 대해 거짓되고 선동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번 주 그는 MMR 백신에 "낙태 된 태아의 일부"가 포함돼 있다고 발언했다. MMR 백신은 다른 많은 백신처럼 1960년대에 두 번의 선택적 중절 수술에서 추출된 수십 년 된 무균 태아의 세포주를 사용한다. 그는 또 항생제 클라리트로마이신과 스테로이드 부데소니드가 "기적적이고 즉각적인 회복"을 가져왔다는 등 홍역 치료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펼쳤다.

압도적인 과학적 합의는 홍역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97% MMR 백신을 통한 예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케네디 장관은 CDC에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를 위한 비타민과 약물 연구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홍역은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와 같은 주요 의사 단체에서는 홍역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AAP는 케네디의 주장에 대해 "홍역은 치료법이 없으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부데소니드나 클라리트로마이신과 같은 입증되지 않고 효과가 없는 치료법을 사용해 홍역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조장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홍역은 감염된 어린이 1,000명 중 약 1명이 사망하며, 뇌염이라고 불리는 뇌 부종으로 인해 평생 장애를 남길 수 있다. 홍역에 감염되면 면역 체계가 억제되어 다른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홍역 백신 접종은 1974년~2024년 전 세계적으로 93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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